야구 브이로거 "라젤"이자 "9회 말 일희일비 야구의 맛" 저자 남아라 동문 인터뷰
안녕하세요 슈니 여러분!
요즘 슈니 여러분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다양한 취미가 있지만, 최근 야구의 인기가 정말 높아졌죠.
슈리도 요즘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데요,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브이로그 유튜버 ‘라젤’로 활동 중인 우리 학교 동문, 남아라 동문인데요.
일상을 그대로 담아내는 브이로그와,
야구 팬의 마음을 너무 잘 아는 자막 센스로 많은 야구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죠.
최근에는 『9회 말, 일희일비 야구의 맛』이라는 에세이를 출간하며
작가로서의 활동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남아라 동문의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부터 브이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
그리고 글을 쓰는 과정까지 알차게 담아왔으니 끝까지 봐주세요!
그럼 지금부터 인터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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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먼저 슈니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1학번, 그리고 문예창작학과를 부전공한 남아라입니다.
Q. 현재 브이로그 유튜브 채널 ‘라젤’을 운영 중이신데,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A.
사실 정말 특별한 계기는 없었어요.
저는 원래 블로그에 글을 쓰는 걸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영상이 대세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내 일상을 영상으로 남겨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제가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너무 오래 고민하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제 인생 모토가 “일단 해보자, 우선 저질러보자. 안 되면 그때 판단하자.”에요. 할까 말까 자꾸 고민하면 그걸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자꾸 제 안에서 만들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우선 해 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카메라를 바로 사서 시작했어요. 도전했다가 실패해도 그게 또 경험이니까요.
Q. 여러 취향 기반 콘텐츠 중에서도 야구 직관 브이로그가 시그니처처럼 자리 잡았는데, 그걸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라젤 유튜브
A.
저는 예전부터 좋아하는 게 생기면 그 감정을 글로 먼저 써서 남기는 편이었어요.
아이돌 좋아했을 때도, 야구를 좋아할 때도 계속 글을 쓰면서, 제 감정을 표현했거든요.
좋아한다는 감정은 눈에 보이거나 수치화되는 게 아니니까 되게 모호하게 느껴지는데, 글로 쓰면 그게 조금 더 선명해지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좋아하는 게 생기면 우선 어떤 방식으로든 글부터 쓰는 게 습관이 됐어요. 야구를 좋아하고 직관을 다니게 되면서는 블로그에 직관 일기를 쓰기 시작한 거죠. 그리고 그게 자연스럽게 브이로그로 연결되었어요.
영상도 결국 자막이 다 글이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걸 글로 표현했던 게 영상이라는 매체로 이어진 거죠.
Q.라젤님의 영상 스타일(색감·자막·템포 등)이 독특하다는 반응이 많은데, 스스로 만든 기준이 있나요?

라젤 유튜브의 스타일
A.
제 영상에 뭔가 거창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고, 제가 원래 유튜브를 빠르게 보는 사람이에요. 거의 모든 영상을 2배속으로 보거든요.
그래서 제 영상도 컷을 빠르게 끊고 템포를 빨리 가져가요. 대신 자막은 크게 하고, 가독성을 좋게 하죠.
사실 제 영상미가 뭔가 특별하다기보다는, 그냥 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만든 게 지금의 제 영상 스타일이 된 것 같아요. 좀 날것 그대로의 느낌인데, 그게 오히려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요.
Q. 사람들이 라젤님의 영상을 좋아하고 찾아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만루에서 못 치는 이유
A.
"공감"이 아닐까 싶어요.
가끔 SNS나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면 제 영상 캡처가 보일 때가 있거든요.
그러면 “아, 이 부분에서 공감을 했구나” 하고 되게 반가워요.
예전에 ‘만루에서 못 치는 이유’라는 제 영상 캡처 짤이 SNS에 돌아다녔는데, 어떤 분이 “이거 만든 사람 100% 롯데 팬이다”라고 적은 거예요. 밑에서는 두산 팬이라느니, 아니다, 삼성 팬이라느니 다들 자기 팀이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LG 팬이거든요.
그걸 보고 '각자 다 다른 팀을 응원하지만, 느끼는 감정은 다 비슷하구나’ 싶었어요.
흔히 우리가 뭔가 표현하기 어려운 오묘한 감정을 잘 풀어낸 글을 좋은 글이라고들 하잖아요. 읽으면서 ‘와 맞아. 나도 이런 생각했었어. 나도 이런 경험이 있었어.’할 때 이 글, 혹은 이 소설 좋다고 생각하잖아요?
제 영상의 자막도 야구를 볼 때나 어떤 상황에서 말로 표현하기 애매한 감정을 자막이 대신 표현해 주는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부분을 사람들이 공감해서 좋아해 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Q. 최근 출간하신 『9회 말, 일희일비 야구의 맛』은 어떤 계기로 쓰시게 되었나요?

A.
글을 쓰면서 살아왔어서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그런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출판사에서 일할 때 알게 된 편집자님이 독립해서 출판사를 차리시면서 제안을 주셨어요.
근데 처음에는 진짜 “내가 뭐라고…”라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나는 야구 관계자도 아니고, 그냥 팬이라 야구에 말을 얹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계속 거절했어요.
근데 그 편집자님이, 그게 오히려 포인트라고 하시더라고요.
야구 관계자나 전문가가 쓴 책은 정말 많지만, 팬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느낀 감정을 담은 에세이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그런 시각이 새로운 공감대를 만들 수 있다고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내 기록도 남길 겸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다행히 글 쓰는 걸 어려워하지 않는 성향이라, 용기 내서 쓰게 됐습니다.
Q. 책을 준비하시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다면, 어떤 순간이었나요?

추천사를 써주신 이병규 LG 트윈스 2군 감독님과 함께
A.
책을 쓰면서 잘 안 써지고 막혔을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기억나는 날이 있어요.
임찬규 선수가 완봉승을 했던 날이었는데요.
그날 저는 약속 때문에 외출 중이었어서 실시간으로 못 보고 나중에 영상으로 임찬규 선수가 완봉승을 해내는 걸 봤는데, 갑자기 마음이 확 울컥한 거예요.
임찬규 선수는 어렸을 때 혹사도 당하면서 구속이 많이 떨어졌었어요. 파이어볼러였는데, 그 속도를 잃은 거죠. 자기 장점이라고 믿었던 게 사라지는 경험을 하면 사람은 방황할 수밖에 없잖아요. 예를 들어, 제 특기가 글 쓰는 건데 갑자기 손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가 된 거예요.
하지만, 임찬규 선수는 그걸 다 이겨내고 속도가 아닌 방향을 찾아서 피네스 피처가 되었고, 결국 완봉승까지 했다는 게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그날 집에 오자마자 저도 모르게 정신없이 원고를 썼던 기억이 나요.
제가 대학을 입학한 시기와 임찬규 선수가 프로에 입단했을 때가 되게 비슷해요. 임찬규 선수가 프로 2년 차 때 제가 대학교 2학년, 진로를 고민하고 다른 사람의 글과 제 글을 비교하며 주눅 들었던 때거든요. 이런 모든 감정들이 임찬규 선수의 프로 경력들과 맞물리면서 그 선수를 보는 게 저한테는 되게 큰 위로였고, 친구 같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그런데, 그런 임찬규 선수가 10여 년의 시간이 흘러서 이렇게 다시 자리를 잡은 거잖아요. 그게 제게는 큰 위로가 되었어요.
그래서 그날 쓴 글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임찬규의 야구 인생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구나"라는 마음에 빠르게 원고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Q. 이 에세이에서 전달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프롤로그에도 썼지만, 이 책은 “사랑하는 걸 더 사랑하기 위해 쓴 이야기”예요.
제가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를 좋아해요. 그 작가는 소설로도 유명하지만,
저는 그의 에세이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제가 그의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하루키는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걸 글로 써요.

예를 들어서, 그 작가는 러닝을 엄청 좋아해서 러닝 했을 때 자신이 느꼈던 감정, 생각했던 것들, 달리기 여정 등을 모아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에세이를 냈어요. 또, 재즈를 좋아하기도 해서 재즈 음악가 37명의 이야기를 담은 "재즈의 초상"이라는 책도 냈고요.
어떻게 보면 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 쓴 거예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를 하면 더 좋아지는 경험 다들 한 번씩은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이야기를 친구들이랑 막 나눠요. 그러면 그 아이돌이 더 좋아지고.
좋아하는 드라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막 나눠요. 그러다보면 그 드라마가 더 좋아지고 이런 거처럼요.
좋아하는 걸 말이든, 글이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계속해서 표현하다보면 그게 더 좋아져요.
저도 똑같았어요.
야구랑 음식이라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쓰면서, 그걸 왜 좋아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고 더 깊이 좋아하게 되었어요.
사실 현대인들이 사랑한다는 마음을 표현하기 오글거리고, 부끄럽다고 여기기도 하잖아요. 저는 사랑하는 것에 있어서 좀 더 드러내고, 더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던 것 같아요.
후기 중에 “이 책 읽고 LG 트윈스가 더 좋아졌어요”라는 말도 있었는데, 제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서 너무 기분 좋았어요.
Q. 출판사 에디터에서 작가로 위치가 바뀌면서 느낀 차이가 있었나요?

더그아웃매거진 촬영
A.
일단… 마감에 대해서 다르게 느꼈어요(웃음)
에디터 시절에는 작가님들이 마감을 잘 지켜주면 안 되나? 빨리빨리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했는데, 제가 써보니까 그 마음 너무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큰 차이는 책임감인 것 같아요.
에디터일 때는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바탕으로 2차 작업을 하는 입장이었어요. 예를 들어 에디터로 일할 때에는 어떤 작가가 쓴 글을 가지고 제가 보도 자료를 쓰거나, 마케팅 자료를 냈었어요. , 출판사 이름 뒤에 내가 있는 구조였잖아요.
근데 지금은 제 이름으로 나가는 거잖아요. 제 이야기를 제가 직접 드러내야 하고, 힘들었던 시절도 글로 써내야 하니까 쓰면서도 되게 부끄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도 그만큼 더 내 글을 사랑하게 되고, 책임감도 생긴 것 같아요.
Q. 영상과 글 중에서는 어떤 게 더 어렵다고 느끼세요?
A.
저는 글이 더 어려워요.
왜냐면 글은 제가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그래요.
영상에도 애정이 있지만, 제 영상은 날 것 그대로이거든요. 화려한 편집기술을 제가 쓰는 것도 아니고, 제가 할 수 있는 한계도 어느 정도 설정해두고 있어요.
근데 글은 제가 처음으로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분야거든요. 그래서 더 어렵고, 더 간절하고, 더 욕심도 나요. 첫사랑이 잘 안 이뤄지는 이유가 너무 간절해서라고 하잖아요.
저한테는 글이 딱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
Q. 야구와 음식에 대한 아라 님의 애정이 잘 드러난 글이었어요. 앞으로 작가로서 또 다른 책을 내실 계획도 있으신가요?

출처 : 라젤 유튜브-포르투 여행 브이로그 EP.3
A.
저는 제가 사랑하는 걸로 쓰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있어요. 이번에는 '야구'와 '요리'였는데, 제가 야구만큼이나 좋아하는 게 '여행'이거든요.
저는 새로운 거를 해보는 걸 좋아하는데 그게 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여름에 유럽으로 두 달 살이도 다녀왔어요. 저에게 여행은 낯선 사람과 낯선 땅에 떨어져서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부딪히는 과정인데 여기서 저는 활력을 얻거든요.
그래서 여행을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느낀 점들을 많이 기록해두었는데 그것들을 가지고 여행으로 에세이를 써보고 싶어졌어요.
Q. 기록은 어떤 식으로 하시나요?

남아라 동문의 책 [9회 말, 일희일비 야구의 맛]
A.
거창한 기록은 아니지만 '관찰'을 중심으로 기록을 해요. 학교를 다닐 때 교수님께서 관찰이 제일 중요하다며 '형용사 다이어트'를 하라고 하셨거든요.
예를 들면 '황홀한 저녁'이라는 표현 대신 왜 황홀하다고 생각했는지 관찰을 해보라는 거예요.
엄청난 비유와 은유 대신 눈에 보이는 것들을 기록하는 거예요.
공연을 보고 왔다면 '정말 멋있었던 공연'이라고 기록하는 것보다는 '이 주인공이 이 장면에서 핏대가 설 정도로 무언가를 했다' 이런식으로요
저는 지금도 글을 쓸 때 제가 형용사만 남발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가장 많이 보고 있어요.
Q. 학부 시절 전공과 지금 하고 계신 콘텐츠와 커리어들이 연결되는 지점이 있을까요?
A.
저는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그때 쌓은 글쓰기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사에 에디터로 취업했어요. 지금은 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 그중에서도 스토리텔링 전공을 하고 있어요.
현재의 웹 소설, 웹툰, 드라마 등 대부분의 콘텐츠는 결국 '글'을 기반으로 하고, 더 멀리 가면 신화나 고전 서사 같은 문학적 뿌리를 갖고 있잖아요. 신데렐라 서사나 오이디푸스 신화처럼 오래된 이야기들이 지금도 다양한 콘텐츠로 재생산되는 것처럼요.
특히 대학 시절 들었던 '독서와 토론' 수업이 매우 의미 있었어요. 단순히 책이 좋다고 느끼는 것을 넘어, 왜 좋은지 말로 정리하고 다른 시각을 접해보는 경험이 지금의 스토리텔링 작업에도 큰 밑거름이 됐습니다.
현재 문화콘텐츠 학과 교수님들도 대부분 국문과 출신이세요. 지금 '콘텐츠 시대'라고 하지만, 그 기반이 되는 원천은 문학이라는 점을 계속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대학에서 배웠던 전공과 지금의 진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Q. 학부 시절 경험 중, 지금의 아라님을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결정적인 경험이 있을까요?
A.
저는 '홍보 바롬이'를 했었어요.
저희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항상 캠퍼스 투어를 했고, 입시 박람회, 입시 설명회 등 많은 활동을 했고 정말 힘을 많이 쏟아서 했어요. 제 전공과 정말 밀접하지는 않았지만, 무언가를 할 때 주저하지 않는 마음을 주었어요. 전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 홍보 바롬이 활동을 하면서 도전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바롬 합숙, 저는 잠자리와 화장실을 가리는 스타일이라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어떤 주제로 프로젝트를 맡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니까 기획부터 발표, 실천까지 우리만의 힘으로 해본다는 게 사실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사회에 나와보니 더 알겠더라고요. 완전히 다른 전공, 성향, 성격을 가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한 프로젝트를 수행해내는 게 대학 시절에 하기 힘든 경험인데, 그걸 했다는 게 정말 값진 일이었어요.
내가 어떤 프로젝트를 다른 전공을 가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힘으로 하는 게 대학 시절 하기 힘든 경험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아직도 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바롬 합숙 얘기를 하거든요.(웃음) 바롬 합숙은 서울여대 학생들만 할 수 있는 이야기잖아요, 취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서울여대생을 만나면 바로 '바롬 하셨어요?'라면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소중한 자산 같더라고요.
또 저는 제가 글 쓰는 걸 좋아하다보니 글로써 할 수 있는 교내활동도 생각해봤어요. 그래서 교지 편집부도 했었는데, 이때 밤새우면서 마감하던 기억도 나네요 (웃음)
Q. 출판사를 나와서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A.
저는 출판사 에디터로 일한 경험이 정말 좋았어요. 여러 작가님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생각과 인사이트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즐거움이었거든요. 박완서 작가님의 따님 호원숙 작가님, 설민석 작가님 등 다양한 분을 만나며, "이건 출판사에서 일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다시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면 에디터를 선택할 것 같을 정도로 좋아했던 일이에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만의 것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커졌어요. 제가 직접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가 생겼고,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도 있었어요. 그래서 대학원에서 스토리텔링을 전공하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스포츠 스토리텔링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모든 스포츠는 예능, 다큐, 콘텐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고, 그 안에는 모두 서사가 존재해요. '영웅의 여정'같은 고전 신화 구조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경우도 많죠. 저는 이런 스포츠 스토리텔링의 매력에 빠져 이 분야를 더 전문적으로 파고들고 싶어졌어요.
지금은 석사를 진행 중이고, 박사 진학까지 고민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연구자로서 스포츠 스토리텔링 분야를 더 깊게 탐구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거든요.
저는 대학원에 오고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있고, 그걸 뾰족하게 좁혀나가고 싶은 분이라면 대학원에 진학하는 걸 추천합니다.
Q. 유튜버이자 대학원생으로 활동 중이신데, 시간과 에너지 관리에 대한 본인만의 방식은 무엇인가요?
A.
저는 쉴 때 무조건 많이 자고, 누워있고, 야구 보고 농구 보거든요. 이렇게 쉬고 나면 다시 논문을 쓰기도 하고요. 부끄럽지만 저는 시간 관리나 에너지 관리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라 제 방식이 있는 건 아니고 조언을 드릴 것이 없네요.. 저도 시간 관리와 에너지 관리를 잘 하고 싶어요..틈만 나면 누워있으면서 에너지 충전을 하는 게 전부입니다 (웃음)
Q. 좋아하는 것을 콘텐츠로 기록하고자 하는 슈니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A.
좋아하는 게 있으면 글과 사진, 그림, 영상 등 어떤 방식이든 좋으니 가장 자신 있는 방식으로 조금씩 기록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그게 나중에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 돼요.
저는 영감이나 아이디어는 사실 노력해서 발굴하는 게 아니라 축적된 거에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축적의 힘'을 믿어요. 제가 이번에 책을 쓸 수 있게 된 것도 예전부터 기록한 야구 블로그 덕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예전부터 경기를 보고 오면 아주 짧게라도, 봐주는 사람이 없더라도 기록을 조금씩 하고 잤어요.
작은 기록들이 축적되다 보면 어느순간 거기에 의미가 생기게 돼요.
Q. 좋아하는 게 많고, 자주 바뀌어도 괜찮을까요?
A.
저도 좋아하는 것도 많고 자주 바뀌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저는 오히려 그게 제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왜냐면 저는 야구도 좋아하지만 농구도 좋아하고,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만화책도 좋아하고 하루키나 서머싯 몸의 소설도 좋아하고요. 또 아이돌이나 여행도 좋아해요.
생각해보면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네요. 저도 한때는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이것저것 좋아하고, 기록하는 게 의미가 있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모든 관심사가 결국 저를 구성하는 층위처럼 차곡차곡 쌓여있더라고요. 좋아한다는 감정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라, 끌리는 것을 발견하려는 마음과 그걸 향해 움직이려는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잖아요.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그 에너지로 인해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좋아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삶이 아주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 자체가 기록이고 흐름이고, 나를 더 입체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힘이니까요.
저도 좋아하는 게 이렇게 중구난방하고 다양해도 되는지 고민했지만 새로운 걸 알아가려고 하는 나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그렇다면 이것도 나의 장점이겠다고 생각했어요.
Q. 마지막으로 슈니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A.
대학생 때 고민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거창한 계획이나 목표보다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순간에 가장 행복한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고 고민해보는 과정이 훨씬 더 값진 자산이 되더라고요.
다양한 수업도 들어보고, 교양도 쌓아보고, 친구도 사귀어보고, 평소에 안 해 본 것들도 그냥 한 번 해보고, 평소에 안 가 본 길이 있다면 한 번 가보고 고민해보고,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걸 발견해보는 거예요.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또 그걸 붙잡아두기 위해서는 자기 이해가 필요한 법이잖아요.
저는 후배들이 그 시간을 아끼지 않았으면 해요.
누가 만들어놓은 기준 안에서 답을 찾기 보다 나에게 맞는 속도와 취향으로 즐거움을 탐색해 보는 거요.
그러니까 정말 많은 고민을 해보세요!
그리고 또, 학교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이것저것 도전해보세요. 애정을 가지면 보이는 것들이 되게 많아요. 학점 외에도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많고 그게 은근히 나중에 큰 도움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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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라 동문의 이야기 재밌게 들으셨나요?
유튜브 채널에 방문하면 남아라 동문이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만날 수 있습니다.
슈리포터 글을 읽고 영상을 보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거예요!
유튜브 바로가기 -> https://www.youtube.com/@razel217
슈리포터는 다음에도 재밌는 글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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