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인 - 한국 극작가협회 신춘문예 당선작 김다솔 동문 인터뷰!
  • 작성일 2025.07.18
  • 조회 180

2025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작 "낯선 인연"의 작가 김다솔 동문 인터뷰


안녕하세요 슈니 여러분~


무더운 여름이 잠깐 숨었고, 요즘은 비가 내려서 서늘하기까지 한데요,


슈니분들은 건강하게 잘 방학을 보내고 계신가요?


슈리포터는 방학에 열심히 책과 영화를 보며 문화를 즐기고 있습니다!


오늘은 연극의 기초가 되는 글! 희곡 "낯선 인연" 을 쓰신 작가님을 뵙고 왔습니다.


이번 2025 신춘문예 희곡 분야에서 이 작품으로 당선되신 동문님이신데요,


신춘문예 희곡 당선 작품집(2025)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52737189842


​원예생명학과 졸업이심에도 불구하고 희곡 작가님으로 등단하신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계시답니다!


이 분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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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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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여대 원예생명조경학과 17학번 졸업생인 김다솔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서울대학교 원예생명공학전공에서 연구도 하고 연극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Q. 졸업은 언제 하셨나요?

A.

졸업은 21년도 2월에 했습니다. 칼졸업이라고 하죠? 바로 졸업하고 석사로 바로 입학했습니다.



Q. 이번 신춘문예 당선작인 “낯선 인연”의 내용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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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솔 동문의 "낯선 인연"이 수록된 희곡집


A.

“낯선 인연”은 한국인이 삿포로라는 타지의 역 대합실이라는 공간 안에서 겪는 일들을 그린 작품입니다.  

배경은 하코다테라는 지역을 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폭설 때문에 기차가 연착된 상황이에요.

주인공이 낯선 상황들을 어떻게 해결을 해 나갈까 고민하는 상태에서 어떤 일본인을 만나게 되는데.

둘이 만나면서 기다림의 시간 동안 서로의 상실이나 아픔을 얘기를 하게 돼요. 

그러한 대화 속에서 서로 용기를 얻고 헤어지게 되는 그런 이야기 입니다.



Q. 이 낯선 인연이란 희곡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당선이 결정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축하드려요. 당시에 이 소식을 들으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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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극작가협회 신춘문예 심사평 일부 발췌


A.

아마도 제 기억이 맞다면 저는 일단 만장일치라는 건 모르고 전화를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도 그때는 당선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진짜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연극을 안하려고 했었거든요. 

이제 그만두고, 연구에 완전 전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제 연극을 누군가 외부에서 “계속 해도 된다” 라고 인정을 해 준 것 같아서 감사했죠. 

그래서 되게 기뻤던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Q. 이 희극 속의 주인공도 생명공학 전공이고, “글을 쓰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지만 그 꿈을 접어두고 있었는데, 글을 쓰실 때 작가님 본인의 상황이 주인공에 투영되어 있는 건가요?

A.

주인공에 저를 투영하려고 일부러 막 의도하고 쓴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글을 계속 쓰다 보니까 주인공의 캐릭터에 제가 자꾸 들어가기는 하더라고요. 

‘이거는 나의 이야기야’ 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이 반영이 된 것 같기는 해요. 

이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던 일이 제가 삿포로 역에 갔을 때 기차가 연착이 되었던 경험이었거든요. 

연착이 되어서 일본어도 못하는데 막연하게 7시간이나 기다렸었어요. 

온다고 한 시간이 넘어도 오지 않아서 겨우 겨우 일본인 아저씨께 파파고로 여쭤봤었거든요. 

“진짜 오는 게 맞냐, 여기 서 있어도 되는거냐.” 이런 질문들을요. 

그 분이 이 질문들에 너무나도 다정하게 대답을 해주셨어요. 

그 순간 되게 이상하고 좋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 때의 경험으로 이 희곡이 시작되었죠.



Q. 전공은 원예생명조경학과이시고, 지금도 그쪽으로 연구를 하시고 계신다고 알고 있어요. 어떻게 연극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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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2025 신춘문예 희곡 당선 작품집


A.

저는 학부 때부터 계속 연극을 해왔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어서 따로 배웠었어요. 

배우로 시작을 하게 되었죠. 그래서 연기를 학교 다니는 내내 배우다가 개인 레슨도 받고 나중에는 극단을 만들어서 극단이랑 계속 같이 공연을 했어요.

이렇게 연극에 몸을 담근지 생각보다 오래 되었더라고요. 

햇수로는 7년 가까이 되는데, 그 기간동안 계속 연극에 흥미를 가지고 “연극을 하고 싶다” 는 생각으로 지속했던 것 같아요.



Q. 그럼 연기를 먼저 시작으로 연극을 시작하신 거군요! 그럼 연기 말고 희곡을 쓰신 계기가 따로 있으실 거 같아요.

A.

맞습니다. 저는 글을 쓰게 된 아주 확실한 계기가 있었어요. 이제 극단이 공연을 하려면 희곡에 대해서 많이 검색도 해봐야 되고 대본을 사용하려면 저작권료도 내야 하고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더라고요. 

남의 글을 써서 극을 올려야 하는 입장이 되니까요. 극단에서 “진짜 자유롭게 우리가 하고 싶은 공연을 좀 해보면 어떨까” 라는 의견이 나와서 “그럼 내가 글을 쓸게” 가 된거죠. 

저는 그래서 신춘문예로 등단이 되지 않더라도 제 글로 극단과 공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신춘문예 당선 후에 얼마 되지 않아 극단이 해체되게 되었어요. 올해 3월에 해체를 했습니다. 

3년 정도 지속을 하다가 지속이 어려워져서 해체라는 결정을 하게 되었는데, 신춘문예 당선 이후에 해체를 하게 되어서 조금 아쉬운 마음도 남아있긴 해요.



Q. 직업은 연구자이신데 또 다른 정체성으로 희곡 작가에 등단을 하시게 되셨어요. 이 다른 두 개의 세계가 충돌하거나 시너지를 낸 경험이 있으신가요?

A.

일단 아직까지는 시너지를 경험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둘 다 제 생각에는 아직 너무 설픈 부분이 많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에요. 이 두개가 진짜로 시너지를 내려면 제가 더 열심히 해야될 거 같아요. 

지금은 두 개가 충돌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고 나서는 진짜 연구에만 최대한 집중을 하려고 하고 있고, 이제 퇴근해서는 글에만 집중을 하죠. 이 두 개를 계속 분리를 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아요. 퇴근하고 나서 계속 놀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인스타도 하고 싶고, 쉬고싶죠 (웃음).

그래도 지금은 나름 잘 분리를 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연구의 비중과 연극의 비중을 딱 반반으로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Q. 희곡 “낯선 인연”이 신춘문예 당선 이후 아르코 예술 극장에서 공연으로 무대에 한 번 올라간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공연 준비 과정에서 극작가로 참여하신 부분이 있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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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네. 저는 연습에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요. 배우님들 처럼 매번 연습에 가는 건 아니었지만, 종종 연습실에 찾아갔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엄청 제게 많은 걸 물어보셨어요. “이걸 왜 이렇게 썼는지, 이 문장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 부분을 이렇게 이해해도 되는건지” 이런 세세한 것들도 물어보시고 이 작품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대화를 해가면서 서로의 관점을 조율해나간 것 같아요. 

글이라는게 읽는 사람마다 다 다르게 인식이 되는거니까, 그걸 하나로 맞춰가는 작업을 했던 것 같습니다.



Q. 학부시절에 창작활동에 도움이 되었던 수업이나 경험이 있으셨나요?

A.

제가 이은경 교수님의 “생활속의 글쓰기”라는 교양 수업을 하나 들었었어요. 

그 교양 수업에서 매주 필사를 해가는 게 과제였는데 그때 이후로 제가 1~2년 간 꾸준히 필사를 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작가분들의 문장이나 생각같은 걸 손으로 적는 일이 제가 글을 쓰는 것에 있어서 도움이 정말 많이 된 것 같아요. 



Q. 연구 쪽 질문을 드려보고 싶어요.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시게 되셨잖아요? 대학원에 진학하시게 된 계기나 전공을 선택한 이유같은 게 있을까요?

A.

제가 석사 전공은 벼 육종(*생물이 가진 유전적 성질을 이용하여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 품종을 개량하는 일)을 했어요. 원예 쪽이랑은 조금 거리가 있죠. 

그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 학교의 전공에서는 벼를 다루지 않잖아요? 그래서 사람들과 조금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작물을 배우고 싶었어요. 

사람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작물인 벼, 그 중에서도 육종이 끌려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에 벼와 관련된 유전자 공부를 하시는 저명한 연구자이신 고희종 교수님이라는 분이 계셔서 지원을 하게 되었었죠.



Q.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 과정까지 진학하신걸로 알고있는데요. 그이유가 궁금해요

A.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면 결국 박사 학위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진로적으로도 연구원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진학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박사 과정에서는 석사와는 다른 전공을 선택했는데요. 오히려 박사 전공은 학부 시절 전공이었던 원예생명과학에 더 가까워요. 다시 말해, 박사 과정은 제 학부 전공을 더 깊게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볼 수 있죠.

저한테는 맛있는 걸 먹고 배고프지 않게 하는 게 되게 중요한 일인데  그럴 수 없는 곳도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는 연구자가 되고싶습니다. 



Q. 앞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나 관심 있는 주제가 있으신가요?특히 공부하고 있으신 농업이나 생명과학의 세계를 극에 녹여낼 계획도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네, 물론이에요. 저는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제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농업이다 보니까,

그 이야기가 희곡의 형태로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Q. 평소에 희곡 뿐 아니라 다양한 책도 많이 읽으실 것 같은데, 슈니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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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실 평소엔 논문을 많이 읽어요 (웃음). 아무래도 연구가 본업이다 보니까요.

그래서 희곡도 일부러 많이 읽으려고 해요. 고전 희곡보다는 현대 희곡에 좀 더 흥미가 있고요.

책을 추천하자면, 한강 작가님의 〈흰〉을 정말 좋아해요.

작가님의 생각이나 문장이 엮여 있어서 시 같기도 하고, 굉장히 흥미로운 구성을 가진 책이에요.

특히 한강 작가님이 쓰신 ‘심장을 포크로 긁는 듯한’ 비유가 너무 인상 깊었어요.

문장을 읽을 때마다 감정의 결이 깊어져요.


Q. 쉬는 날 연극을 자주 보러 다니신다고 들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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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은의 혀〉라는 작품이 제일 좋았어요.

중년 여성 세 분이 주인공인데,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오래 일하신 조리사분이

노동 환경 문제로 폐암에 걸리셨던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연극이에요.

그들의 연대 이야기가 중심인데, 정말 따뜻하고 울림이 있는 극이었어요.



Q. 극작가를 꿈꾸는 비전공자, 또는 생소한 분야에서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조언이라고 하긴 거창하지만만… 정말 진심으로 하고 싶다면,

“안 되면 말지”라는 마음보다는 "끝장을 보자”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냥 ‘취미로 해봐야지’, ‘안 되면 포기하지 뭐’보다는,

‘내가 포기할 때까지는 해보자’는 자세가 더 중요해요.

비전공자여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저도 그렇게 시작했어요.

그리고 한국극작가협회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이 있어요.

특강 형식으로 기초반, 심화반이 있고, 거기서 제가 희곡을 쓰고 탈고했던 작품이

이번 신춘문예에 당선된 거라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관심 있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Q. 끝으로 서울여대 후배 슈니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다들 뭐 하고 지내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서로 뭐 하는지 알 수 있는 그런 교류의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똑 부러지게 잘하고 있을 것 같아요.

각자의 방식으로 열심히 하다가 언제가 또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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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면 말지”보다는 “끝장을보자”라는 김다솔 동문님의 말처럼, 


전공과 무관하게 도전하는 모든 마음은 그 자체로 멋진 시작인 것 같아요.


무엇을 선택하든 나만의 리듬으로 차근차근 걸어가는 모습이 많은 슈니들에게 용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 공연소개 > [여름, 낭독시즌] 봄 작가, 겨울 무대 낭독공연 2025

https://theater.arko.or.kr/product/performance/259310


김다솔 작가님의 희곡이 아르코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금 예매할 수있으니 서울여대 김다솔 동문의 멋진 작품을 만나보고싶다면 놓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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